손영모 칼럼
부모님들이 가장 많이 궁금해하시는 질문들을 알려드립니다.

부모가 꼭 알아야 할 '아동학대'

작성일22-08-11 16:08 조회2,03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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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증가하는 아동학대
어른이 의도적으로 어린이를 괴롭힌다는 것은 상상하기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최근 상식을 뒤집는 어처구니 없는 아동학대가 가정이나 어린이집 등에서 자행되어 사회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한 해에 아동학대예방센터에 접수된 신고 건수가 4천 건이 넘으며 점점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아동학대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어른이 알아야 할 구체적인 아동학대 유형
신체적 학대: 다음과 같은 행동이 지속적이고, 극단적이고, 끈질기게 일어날 때 아동학대에 해당됩니다.
․때리기, 던지기, 발로 차기, 목을 조르기, 물기, 몸을 흔들기, 물건으로 때리기, 성냥, 담배 등으로 지지기, 뜨거운 물을 뿌리기, 물 속으로 아이를 밀어 넣기, 아이몸을 묶기, 굶기고 음식을 잘 주지 않기.
 
아이 충격 증후군: 아이의 머리를 때려서 생기는 아동학대의 특징적인 형태. 이로 인해 아이가 사망에 이르기까지는 불과 5~20초 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미국에서는 아동학대로 인한 사망 원인 중 가장 큰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신체적 무관심: 다음과 같은 행동으로 아이들의 성장과 발달을 방해하는 경우에 해당됩니다. 추운 날씨에 아이들에게 적절히 쉴 곳이나 음식을 제공하지 않는 행위, 아이를 사방이 막힌 곳이나 방에 가두는 행위, 오랜 시간 동안 아이를 집에 혼자 두는 행위, 아이가 아프거나 다쳤을 때 적절한 의료 조치를 취하지 않은 행위, 아이를 위험한 장소에 두는 행위
 
▲정신적 학대: 부모가 다음과 같은 행위로 아이로 하여금 자신을 하찮고 무능력한 존재로 인식하게 하는 경우입니다. 아이를 무시하는 행동이나 말, 아이에게 공포를 느끼게 하는 행위, 아이를 지나치게 나무라거나 얕보는 행위
 
▲성적 학대: 다음과 같은 상황을 말합니다. 아이들의 생식기를 건드리면서 애무하거나 키스하는 행위, 아이들로 하여금 다른 사람의 생식기를 만지게 하는 행위, 아이와 성관계를 가지는 일, 아이들에게 포르노 영화나 사진 등을 보여주는 행위, 자신의 생식기를 아이에게 보여주는 행위, 아이의 옷을 강제로 벗기는 행위, 아이들이 다른 사람과 강제로 성행위를 하게 하는 행위, 아이들에게 성기구를 보여주는 행위, 아이들에게 지나치게 야한 이야기를 하는 행위
 

학대당하는 아이의 행동
학대상한 아이들은 자아상이 약하며, 다른 사람을 사랑하거나 믿기 힘들어지게 됩니다. 쉽게 공격적이고 파괴적인 행동을 하게 되고, 흥분합니다. 학교에서 친구와 자주 싸우게 되고 심지어 성행위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기 파괴적이고, 자기 학대적인 행동을 하거나 자살을 시도하기도 합니다. 슬픈 감정이 잘 생기고, 우울증에 빠지며 새로운 교우 관계를 만들기 힘들어 합니다. 술, 담배를 시작하기도 하며 학교 수업이 끝난 뒤에도 집에 가기를 싫어하고 마음속에 두려워하는 어른이 존재합니다.
 
아동 학대의 희생자는 아니지만 아동 학대의 현장을 목격한 아이들도 위의 행동을 일부 혹은 전부 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이런 행동들이 아동 학대가 아닌 다양한 원인들에 의해서도 나타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아동 학대를 가한 부모들도 공통된 행동을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이웃과의 만남을 피한다든지, 학부모 모임에 참석하지 않으려 하며, 아이들의 상처나 행동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꺼립니다.

 

아동 학대를 예방 할 수는 없나요?
대부분의 아동 학대는 가정 내에서 이루어지집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알기가 어렵고, 설령 아동학대를 인지했다고 하여도 남의 집 일이라고 생각하여 신경쓰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그러나 아동학대를 더이상 가정 내의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됩니다.
 
먼저 부모는 아이들에게 미리 아동 학대의 다양한 종류에 대해 이야기해 주고, 그런 일이 아이들에게 일어났을 때 누구와 이야기 해야되는지 알려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선생님이나 보모들과 같은 어른들이라고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다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일러주도록 합시다. 유치원에 다니는 어린 아이라고 해서 교육에서 제외시키면 안되겠습니다. 아이들에게 적절한 책이나 그림을 이용하여 교육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습니다.
 
아동 학대를 가하는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자신과의 관계는 비밀이며 이것을 누군가에게 발설한다면 해를 가할 것이라고 아이들을 위협합니다. 이렇기 때문에 아무리 가해자가 비밀을 지킬 것을 요구해도 반드시 부모에게 사실을 털어놓아야 한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미리 교육시켜야만 합니다.

만약 아이를 돌보는 사람이 아이에게 학대를 가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되는 상황이라면, 우선 아이를 위험하다고 느껴지는 상황에서 떨어뜨려 놓아야 합니다. 그리고 아이의 발달 과정에 맞게끔 조심스럽게 물어보아야 합니다.
 
그러나 아동학대는 타인에 의해서만 가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혹시라도 스스로가 자신의 아이들을 학대하고 있거나, 이와 유사한 행동을 하는 것으로 여겨진다면, 친구나 친척 혹은 믿을만한 사람들에게 그 사실을 털어놓고 정신과 의사에게 상담을 요청해야 합니다.
 


학대 받는 것으로 의심되는 아이를 발견했을 때 할 수 있는 일
1. 아이들의 말을 신중하고 진지하게 듣도록 합니다.
2. 학대 받은 사실을 솔직히 얘기한 아이에게 고마움을 표현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절대로 아이들의 잘못이 아니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라는 것을 확신시켜 주어야 합니다.
3. 특정한 질문을 반복해서 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자칫하면 아이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어, 결국에 가서는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났었는지 조차도 파악하기 힘들게 됩니다.
4. 만약 아이들이 두려움 때문에 이야기를 하지 못 한다면 아이들에게 자신들이 좋아하는 장난감이나 인형에게 이야기해 보라고 하고, 듣기만 합니다. 전화기나 녹음기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때때로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무생물에게 이야기하는 것을 더 편하게 느낍니다.
5. 아이들이 성적인 희롱을 당했거나 신체적인 가해를 받았다면 의학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심지어 학대의 증거가 불충분하더라도 그 사실을 신중하게 받아들이고, 일단은 의사에게 데려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어쨌든 다른 증거가 밝혀지기 전에는 아이들의 진술을 사실로 가정해야만 합니다.
6. 정신과 치료도 중요합니다. 학대를 받은 아이가 정신과 치료를 받지 않는다면 똑같은 방식으로 다른 아이들을 학대할 수 있습니다. 학대를 받은 어른들의 경우에도 사회 관계 형성의 문제점, 우울, 분노, 약물 과다 복용 등 다양한 문제를 일으키므로 정신과적인 치료가 반드시 병행되어야만 합니다.
7. 가해자에 대한 나쁜 말은 삼가는 게 좋습니다. 가해자의 보살핌을 받은 적이 있는 아이들은 오히려 가해자를 감싸야만 한다고 느끼므로 사건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회피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글쓴이
손영모 분당 네이브키즈연세소아과 대표원장
약력 :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소아과 교수
국립보건원 호흡기바이러스과 과장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과 과장
1994년 국민포장 보건분야 발전 수상
2006년 국민포장 사회분야 발전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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