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영모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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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가정의 아이들을 위하여

작성일22-08-11 16:09 조회2,13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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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하는 가정의 아이들을 위하여
이혼을 결정하기 까지, 엄마와 아빠 모두 힘든 상황들을 겪었을 겁니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은, 이혼은 부모 뿐만 아니라 아이에게도 매우 힘든 일이라는 점입니다. 세상의 전부인 부모가 갈라서게 되는 일은, 아이들에게 세상이 두쪽으로 갈라지는 것과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함께 살 수 없는 상황이라면, 이혼이라는 상황이 아이들에게 가져다 주는 정서적인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가장 덜 받으려면, 부모는 아이들의 의견에 마음을 열고 진지하게 반응해야 합니다.
 
이혼 가정의 아이는 나이에 따라 감정적 대처방식의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이 슬픔, 분노, 두려움 등의 감정을 느끼게 되고, 그것이 행동으로 표현되는 일도 드물지 않습니다. 이혼은 어른들과 마찬가지로 아이들에게 똑같이 고통을 주는 일입니다.
 
 

아이 앞에서 싸우는 행동
 부모들 사이의 의견 충돌은 건강한 가정에서도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부모가 지속적으로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게 되면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큰 충격을 겪게 됩니다. 특히 크게 소리를 지르거나 폭력을 동반한 싸움은 아이들에게 두려움과 공포로 각인됩니다. 이런 두려운 감정을 잘 조절 못하는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불안하게 되고, 어린 시절로 퇴행하는 경향을 보이게 됩니다.
 
아이들은 자신의 마음속에서 생기는 감정이나 충동을 어떻게 해소해야 할지 잘 모릅니다. 이런 아이들에게 부모의 과격한 행동이나 싸우는 모습은 그대로 따라 할 수 있는 본보기가 되기도 합니다. 이혼이라는 상황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일수록 부모들에 대한 적개심과 분노가 높아지게 되고, 이런 아이들일수록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많습니다.
 


부모의 이혼 사실을 아이에게 알리는 법 
아이들은 종종 부모들의 이혼이 자신들 때문이라고 믿곤 합니다. 또한 아이들은 이제 부모들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너희들에 대한 사랑은 변함없을 것이라는 것을 인식시켜 주어야 합니다.
 
아이가 이혼에 관해서 물어온다면 부모는 아이의 나이에 맞는 대답을 가능한 한 진실되게 해 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아이가 모든 사실을 자세히 알고 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부모(엄마와 아빠)는 헤어지지만 자신들과 헤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 정도만 아이가 확실히 알고 있으면 충분합니다.
 
이혼하기로 결정을 내렸다면 되도록 빠른 시일 내에 자녀에게 알려야 합니다.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아이들에게 이야기할 때는 부모가 함께 있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가능한 한 분노, 두려움, 죄책감 등의 감정은 표현하지 말고 이야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혼에 관해 아이들과 대화하는 수준은 아이들의 나이와 발달 정도에 따라 달라져야겠지만, 모든 아이들은 다음과 같은 정도의 기본적인 의미는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빠와 엄마는 서로 사랑했었기 때문에 행복했었지만, 지금은 행복하지 않아서 헤어지는 거야. 하지만 우리에게 어떤 일이 생기더라도 우리가 너의 부모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고, 항상 네 곁에서 너를 보살펴줄 거란다.”
 
이혼은 부모들의 잘못도 아니고 아이들의 잘못도 아니라는 사실을 확실히 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 쪽을 원망하는 듯한 말은 아이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부모가 이혼을 할 경우, 아이들은 흔한 반응
부모가 이혼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아이들의 반응은 다양합니다. 어떤 아이들은 질문을 하기도 하고, 어떤 아이들은 울기도 하며, 또 어떤 아이들은 일시적으로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아이들은 부모의 이혼 후에 자신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 지에 대해 다음과 같은 걱정을 하게 됩니다.
 
- 나는 누구와 살게 될까?
- 엄마는 어디서 살게 되고, 아빠는 어디서 살게 될까?
- 나는 새로운 학교로 전학을 가야 되는 걸까?
- 이번 여름에도 축구 교실에 참가할 수 있을까?
 
부모는 아이들의 이런 걱정을 이해하여 잘 받아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이런 시련을 잘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용기를 주어야 합니다. 만약 아이들이 당황하고 흥분된 것 같다면, 아이들의 감정을 잘 이해하여 달래 주시고, 다음과 같이 말을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는 네가 당혹스러워 하는 것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 네 마음을 아프게 해서 정말 미안하단다. 하지만 이것만은 알아주었으면 한다. 우리는 앞으로도 여전히 너를 사랑할거야.”
 
만약 자녀가 곧바로 감정 표현을 하지 않는다면 다음 기회에 다시 이야기를 해보자고 말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혼하는 부모가 아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
 1. 본인의 고통스런 마음을 먼저 치유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혼이라는 상황을 두고 부모가 잘 적응한다면 아이들도 따라서 잘 적응합니다.
 
2. 이전의 일상 생활들, 지켜야 할 행동이나 잘못된 행동에 대한 벌 등은 평소처럼 유지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아이들은 여전히 부모가 자기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자신을 속이지는 않고 있다는 믿음을 유지하게 됩니다.
 
3. 자신과 아이들에게 어느 정도는 느긋해져야 합니다. 이혼에 따른 상실과 상처를 치유하는데는 시간이 필요하고, 느긋하게 시간을 갖고 기다릴 때 극복의 순간은 찾아옵니다.
 
4. 아이에 대한 지나친 집착이나 애정표현은 오히려 같이 살지 않는 나머지 부모와의 관계를 껄끄럽게 만들 수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아이로 하여금 남은 부모를 원망하게 만들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5. 물건이나 음식을 사주는 행위로 아이들의 상실한 마음을 보상하고자 해서는 안됩니다. 감정적 상처는 사랑하는 사람들의 보살핌과 관심으로 치유되는 것이지 물건으로 대치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6. 필요할 때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을 부끄러워해서는 안됩니다. 이혼은 분명 한 가정에 있어서 가장 큰 충격입니다. 이혼을 했어도 부모가 아이들을 위해 같이 노력한다면 여전히 좋은 부모로 남을 수 있을 겁니다.

글쓴이
손영모 분당 네이브키즈연세소아과 대표원장
약력 :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소아과 교수
국립보건원 호흡기바이러스과 과장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과 과장
1994년 국민포장 보건분야 발전 수상
2006년 국민포장 사회분야 발전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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